필리핀에서 살아보니, 1,000페소는 한국 돈 10,000원처럼 느껴집니다
필리핀에서 거주한 지 어느덧 4개월이 지났습니다
짧다면 짧고, 길다면 긴 이 시간을 보내며, 자연스럽게 ‘돈’에 대한 감각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
오늘은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느끼는 ‘1,000페소’의 체감 가치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

한국에서의 5만원, 어느 정도의 가치일까요?
-. 친구와 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잔을 나누고,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할 수 있습니다
-. 유니클로나 H&M 같은 SPA 브랜드에서 상하의 한 벌 정도는 충분히 구입할 수 있습니다
-. 조카나 지인의 자녀에게 용돈으로 주기에도 적절한 금액입니다
-. 중저가 미용실에서 남성 펌 시술도 가능합니다

그렇다면, 1만원의 경우는 어떨까요?
-. 국밥 한 그릇 정도는 무난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
-. 담배 두 갑 정도 구매 가능하고요
-. 어린이에게도 용돈으로 건네기엔 다소 아쉬운 금액입니다
-. 남성 커트를 하기엔 다소 부족합니다

필리핀의 1,000페소는 어떤 의미일까요?
필리핀에서 가장 큰 액면가의 화폐는 1,000페소입니다
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돈 약 25,000원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
하지만 클락(Clark) 지역 기준으로 보자면, 이 금액은 대다수 필리핀 정규직 근로자의 하루 일당을 넘는 수준입니다
주 6일 근무, 월 24일 이상 일하는 기준으로, 평균 월급은 20,000페소 내외입니다
필리핀 현지인의 하루 지출은 어떨까요?
-. 대중교통 수단인 지프니 기본 요금은 13페소
-. 아침에 먹는 판데살 한 개는 약 5페소
-. 편의점에서 파는 스낵류 간식은 15페소 내외
-. 사리사리(동네 슈퍼 느낌의 로컬 상점)에서 커피 한 봉지와 종이컵은 합쳐서 약 10페소
-. 트라이시클(삼륜택시) 단거리 이동은 50페소
-. 남성 커트는 100페소 안팎
현지인들은 하루 60~70페소 정도로 출퇴근과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
그만큼 1,000페소는 ‘꽤 큰돈’으로 여겨지는 거죠
그렇다면, 한국인에게 1,000페소는?
문제는,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현지인처럼 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
-. 혼자 살아도 월세 20,000페소 이상 나가는 원룸 이상의 집에서 생활하고,
-. 식사는 현지식보다는 한식을 선호하며,
-. 생활 패턴이나 소비 구조도 현지인과는 차이가 큽니다
예를 들어,
-. 한식당에서 찌개나 국밥 한 그릇 먹으면 400~500페소,
-. 삼겹살은 1인분 500페소 수준인데, 대개는 냉동이고 퀄리티가 낮습니다
-. 전골류나 함께 끓여 먹는 요리는 보통 1,000페소부터 시작합니다
실제로 무한리필 삼겹살 같은 곳도 500페소 수준인데, 현지인들에게는 ‘외식’이라는 특별한 이벤트일 수 있습니다
1,000페소 한 장으로 가능한 일은?
실제로는 많지 않습니다
-. 혼자 외식하면 기본 500~600페소
-. 택시(그랩) 한 번 타고 10분 이동하면 150페소
-. 왕복으로 다녀오면 교통비만 300페소
-. 식사 포함 외출을 하면 1,000페소는 금방 사라집니다
-. 지인과 간단히 식사(예: 닭볶음탕+소주)하면 2,000페소는 쉽게 넘깁니다
그래서 내린 결론
표면적으로는,
1,000페소 = 25,000원
하지만 필리핀에 거주하며 실제 생활해본 결과,
체감상 1,000페소는 한국 돈 10,000원 정도의 무게감으로 느껴집니다
지갑에 1,000페소짜리 한 장이 있으면 물가 저렴한 동남아 국가에서 든든해 보여도,
막상 외출해서 밥 한 끼 먹고, 택시 한 번 타면 텅 비게 됩니다
요약하자면
환율만 보고 “싸겠지”라는 생각할 수 있지만, 막상 살아보면 돈은 어디서나 비슷한 속도로 사라진다는 걸 느낍니다
